좋은 시를 좋게 쓰는 방법

- 박진성, 『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 미디어샘

 

감천중 김동민

 

이 책은 2018년 여름에 출판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이다. 책에는 시를 처음 쓰는 사람이나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팁’들이 많이 담겨 있다. 나 또한 시를 처음 쓸 때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헤매다가 이 책을 읽고 시의 감각과 리듬을 조금이나마 습득하게 된 것 같다. 지금부터 시를 잘 쓰는 방법, 시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 현대 시들의 문제점, 시와 노래가 비슷한 점을 써 보겠다.

 

시를 잘 쓰는 방법

작가는 시 창작 강의를 10년 넘게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시를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나요?”라고 한다. 하지만 등단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 시인인 작가도 이 질문에 매번 “잘 모르지만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시는 생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상상으로 쓰는 것이다.”라고 대답을 한다고 한다. 여러 페이지에 걸쳐 설명했지만 한 문장으로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생각은 상상과 다르다.’이다. 생각은 시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일어나지 못하는 일들이나 일어나기 힘든 법한 일들을 상상해야 한다.

 

시도 사람처럼 호불호를 가린다

시도 싫어하는 말과 좋아하는 말이 있다. 시는 ‘수없이, 자꾸만’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수없이를 넣으면 수없이가 되지 않고, 자꾸만을 넣으면 자꾸만이 안 된다. 싫어하는 문장 구조도 있다. 시는 ‘~있다. ~하자 ~했다.’ 의 문장 구조를 싫어한다. ‘~있다’를 반복하게 된다면 너무 딱딱하고 지루해진다. ‘~하자 ~했다’도 마찬가지이다. 최대한 글자를 줄여야 한다. 반대로 좋아하는 것도 있다. 시는 ‘ㄹ 발음’을 좋아한다.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다. 또 ‘너’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한다. 불특정 2인칭을 좋아하는 이 는 시의 모든 발화가 나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 라고 쓰는 순간 그 안에는 내가 포함된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시에는 많은 것들이 변했다. 먼저, 시 내용이 늘어났다. 읽기 전에는 2연을 3행 정도로 채우는 것도 힘들었다. 많이 쓰면 무언가 정리가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읽고 난 뒤에는 4, 5, 6연 시도 많이 쓰게 되었다.

두 번째로 시의 첫 문장이 잘 써졌다. 처음에는 시 첫 문장을 쓰기가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쓰려고 시상이 잡혀도 잘 쓰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내 시들을 읽어 보면 오히려 처음이 임팩트가 너무 강하다. 그래서인지 끝을 잘 맺지 못한다는 게 내 단점이다. 보완해야 한다.

세 번째로 퇴고를 많이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퇴고를 매우 중요시한다. 그래서 시상이 잡히지 않는 날은 항상 퇴고를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정말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지만, 시를 써 보고 싶은데 쓰기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현대 시들의 문제점

작가는 이 책에서 시는 ‘전자 제품 사용 설명서’와 ‘미친 사람의 중얼거림’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는 이 말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았지만. 다음 페이지에서 예시를 읽고 바로 이해가 되었다. 보기 좋은 시는 그 두 가지의 중간 정도라고 한다. 메시지와 뉘앙스와 의미를 전달하되, 약간은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들어가야 하는 것이 ‘낯설게 하기’이다.

쉽게 말해 일상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대체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낯설게 하려다 낯섦만 추구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러다가는 미친 사람이 중얼거리는 말투가 된다. 그런 시들을 보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가 문제로 꼽은 것이 요즈음의 시들이 거의 대부분 미친 사람이 중얼거리는 말투라는 것이다. 솔직히 그런 것 같긴 하다. 그래서 시가 더 어려워지고 친구들이 시를 딱딱한 학문으로만 느끼는 것 같다. 그저 읽고 어떤 기분인지 느끼기만 해도 충분히 즐거워지는데, 요즈음의 시들을 읽으면 시를 많이 읽는 나도 아무런 기분이 안 느껴진다. 그런데 친구들은 오죽할까.

 

시도 노래와 비슷하다

일단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내 의견이다. 시는 노래와 비슷하다. 하지만 시와 노래는 비슷하지 같은 것이 아니니 다른 점도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작가의 의도인데. 시는 작가의 의도가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노래는 대중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공감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노래 가사를 보면 작가의 의도는 거의 찾을 수 없다. 물론 예외가 있기야 하겠지만. 하지만 비슷한 점도 짚어 봐야 한다. 비슷한 점을 찾으려면 시인 노래, 시 같은 노래를 찾아야 한다. 시인 노래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있다. 진달래꽃은 시이지만 오늘날에 노래로 불리기도 한다. 또 청산별곡을 보면 시 같다고 느껴진다. 물론 이것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반복법이 많이 사용된 걸 보면 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시와 노래는 접점이 생각보다 많다.

그렇지만 여기서 치명적인 문제점이 발생해 시는 대체로 노래보다 인기가 없다. 그 문제점을 말해 보겠다. 우리는 노래를 듣는다. 슬픈 노래면 노래를 듣고 슬플 것이고, 기쁜 노래면 노래를 듣고 기쁠 것이고, 흥겨운 노래면 노래를 듣고 흥겨울 것이다. 그리고 그러고 만다. ‘이 노래 정말 좋다.’ 하고 계속 듣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는 하나하나 다 따진다. ‘몇 연 몇 행에서 어떤 말은 작가의 이러이러한 의도이거나 시대적 배경에 빗대어 보면 이러이러한 것을 상징한다.’ 도대체 그게 뭐 어쨌다는 건가. 물론 파악하여 이해하면 정말 즐겁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고 때로는 지루할 수도 있다. 분명히 우리는 시를 읽으면 어떠한 느낌이 들 것이다. 시에 흥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딱 그까지 해야 한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 반대로 생각을 해 보자. 우리가 노래를 들을 때 ‘음 몇 분 몇 초의 베이스 소리가 정말 잘 짜여 있는데?’, ‘클라이맥스 부분의 가사를 보아서는 작가는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노래를 썼고 그때의 작가는 이러이러한 기분이었으며 가사를 쓴 공간은 어디이고 시간대는 작가가 20대 때겠군.’ 이런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물론 하는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대부분이 안 한다. 생각의 자유도가 주어지기 때문에 더 다가가기 쉽다. 그래서 노래가 접점이 많고 비슷한 시보다 월등하게 인기가 많은 것이다.

 

지금까지 시를 잘 쓰는 방법, 시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 현재 시들의 문제점, 시와 노래의 비슷한 점을 써 보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시에는 많은 것들이 변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정말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지만, 시를 써 보고 싶은데 쓰기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